[가정방문] 10월 병원동행일기
  
 작성자 : 조아라
작성일 : 2011-10-20     조회 : 1,322  

2011년 10월 17일 월요일

"유**어르신!"
목소리만 들어도, 멀리 떨어져 있는 뒷모습이여도 알 수 있습니다.
고개를 돌리시는 어르신, 맞습니다. 어르신입니다.
어르신이 공공근로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함께 병원을 갔습니다.
지난 주부터 공공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천 주위에 나뭇가지 등을 줍는 일입니다. 앞으로 3개월..만 이지만요..
지난 봄, 여름, 가을...몇 달간 구청과 동을 닳도록 그렇게 매일 찾아다니셨지요.
2009년 뇌졸중, 당뇨병이 찾아왔지만..담배가루를 들이키는 혐오요법 등 갖은 노력을 다해
담배도 끊으시고 열심히 운동도 하시고 딱 뵈면 건강해 보이시지요. 

 
[img:seoulwe.JPG,align=,width=450,height=280,vspace=0,hspace=0,border=1]
지난 방문 시의 혈액검사 등 검사결과를 보면서
결과가 다 좋으시고, 혈당도 조절이 잘 되신다고...하십니다. 으쓱으쓱!  

 
[img:seoulwee.JPG,align=,width=450,height=280,vspace=0,hspace=0,border=1]


"저...선생님. 그런데..."하고 저희는 숨겨둔 상처를 보여야 했습니다.
어르신이 복지관에서 물리치료를 하러 다니시는데 2달 전 물리치료를 하다가
그만 화상을 입으셨어요...
공공근로를 나가기 전에는 아무런 소득이 없던 어르신은
다른병원 방문 시 한번 보였는데 일차 치료 후 돈이 많이 나와서 깜짝 놀래셔서는
다시는 이 병원에 오지 않겠다고 뒤집고 나오셔선 다시 가지 않으셨대요.
돈이 많이 드니까 치료받으라고 할까봐..통증이 느껴지지 않아...숨기시고
뜯어서 피가 나면 화장지를 둘둘 말아 닦고 대충 붙이고...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픔이 느껴졌고..급하게 가리지 못한 상처를 들키고 말았어요.
어르신!..을 부르고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
공공근로 일을 하루라도 빠지면 바로 쫓겨난다고...일이 끝나고 가겠다고...


[img:seoulweee.JPG,align=,width=450,height=280,vspace=0,hspace=0,border=1]
다행히도 상처가 잘 아무는 곳이라고...병원은 아프면 다시 가야하니까 앞으론 뒤집지 마시자고..
결국 이틀에 한번씩 선생님께서 상처를 봐주시기로 했어요..


진료가 끝나고 나란히 앉아서는
이만하길 다행이시다고...그러니까 내가 미련하다고 진즉 말을 할 것을 그랬다고...
한참 시무룩했다가...다시 빙그레 함께 웃었습니다.

어르신 상처가 잘 아물기를..다가오는 겨울날들이 너무 춥지 않기를 소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