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방문] 어르신들과의 만남을 뒤돌아 보며...
  
 작성자 : belife
작성일 : 2009-04-16     조회 : 1,680  

어르신들을 만나 간지도 어느덧 3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3개월동안 어르신들의 여러 상황들과 환경들을 사정하기 위해서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무언가 의무적으로 그분들을 만나가는 사람처럼...
시간이 흘러갈수록 기쁨보다는 지치고 알 수 없는 외로움들로 답답함이 나를 짓누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 가고 있는지.....

어르신들의 상황들은...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일까요...아님 전기세가 아까워서 일까요..
지하방에 살면서 빛이 통하지 않는 곳에 계시면서도 어두운 방안에서 형광등 불빛조차 없이 홀로 계시는 분들 이였습니다.

웃는 것을 잃어버렸을까요..
표정 없는 얼굴로 “여기저기 아프다”를 습관처럼 말씀하고 계시는 분들 이였습니다.

외로움이 병을 키우고 있어서 일까요..
만성적인 질병에 오랫동안 병원생활로 지쳐있는 분들이지만 끊임없는 병원비와 나이 들고 병들어 거동조차 힘든 상황에서도 의지할 때 없는 처지는 그분들을 더욱더 작고 외롭게 만들며 외로움이 병이 되어
신체적인 증상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는 분들 이였습니다.

몸이 아파도 응석부릴 자식도 없는 분들...
문을 꼭꼭 닫아걸고 “내 처지를 너희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너희도 그냥 한번 보고 지나칠 거잖아...
무엇을 도와줄 수 있다는 건데..
그냥 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찾아주는 자식들도 없는데...나 같은 늙은이 뭐가 이뻐서 찾아오는지...
다음부터는 이런거... 가져오지마.....

어르신들의 대화 속에는 행복이 없어 보입니다.
더 깊이 그분들의 삶속으로...과거 속으로 들어가 보면 어르신들의 표정과 아픔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어쩌면 나라도..이러한 과거를 경험하고 혼자 버려진 채 살아가고 있다면 이와같지 않을까....


한 할머니와의 대화 속에서  가슴 아픈 현실을 느낄 수 있어서 나누어 봅니다.
어두운 방안에서 형광등 불빛도 없이 홀로 TV를 시청하고 있으셨습니다.
시청 프로그램이 축구 경기를 보고 계셔서 의외라는 생각으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축구 경기를 좋아하세요?”

응...좋아해..

왜.. 좋아하세요..

“뛰고 싶어서”....
 
어르신들에게 나의 역할은 너무나도 작습니다.
그분들의 아픔을 이해하기에는 나의 그릇 또한 작습니다.
힘도..권력도 가진 것이 없지만....
이분들 곁에 살면서 끝까지 같이 뛰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나에게 아름다운 것들을
내려놓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