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방문] 박** 할아버님 방문진료 활동 보고
  
 작성자 : 임유림
작성일 : 2008-09-19     조회 : 1,793  


오랜만에 박** 어르신(80/M)을 만나뵙고 왔습니다.

할아버님은 6.25전에 참전하신 후 줄곧 이발사로 지내시다가  할머님과 수십년전 헤어지시고 혼자서 수유동 작은 방에 살고 계십니다.

보훈연금(8만원)으로 혼자 힘겹게 살아가시며 생활비를 아끼시려고 TV수신도 끊고 형광등도 모두 꺼놓은 채로 라디오만 켜놓고 하루를 보내십니다.



6월..보건소의 의뢰를 받고 할아버님을 처음 찾아뵈었을때 할아버님은 뇌경색과 고혈압(210/130 너무 높아서 여러번 다시 확인했답니다...)으로 심한 어지러움을 호소하셨고, 거동이 많이 불편하셨습니다.

10년전부터 보건소에서 고혈압 약을 타서 드시가다 뇌경색이후 병원에서 뇌경색과 고혈압 치료를 함께 받게 되시면서 한달에 20만원 가량의 약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 더이상 진료도 복약도 하지 않고 계셨습니다.

한시간 가까이 왜 약을 꼭 드셔야 하는지 반복해서 설명한 후에야 할아버님께서 다시 약을 먹어보겠다고 하셨습니다.

병원에서도 배려해주셔서  저렴한 약으로 다시 처방받아 지속적으로 세달간 복약하셨습니다.



워낙 혈압이 높으셔서 가끔씩 전화로 복약여부를 확인하다가 정말 오랜만에 할아버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여전히 어두운 방에서 라디오를 켠 채로 누워계시다가, 저희를 보시고는 반가워 하셨습니다.

가장 먼저 걱정했던 혈압을 체크했는데 150/80으로 많이 호전되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어지러움증이 좋아져 거동이 훨씬 안정되어 보였습니다.

함께 하지 근력운동과 균형 운동을 연습해보며 열심히 운동하시겠다는 약속도 받았습니다.


그동안 할아버님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참 감사하고 기쁩니다.

특별한 지지체계 없이 항상 혼자 지내시는 분이어서 더 마음이 많이 갑니다.

다음에는 할아버님이 좋아하시는 김치도 좀 가져가야겠습니다.

할아버님이 약도 잘 드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셔서 다시 산으로 약수뜨러 다니실 수 있게 될 날을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