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구] 아름다운 생명사랑 실습을 마치며...
  
 작성자 : belife
작성일 : 2008-08-12     조회 : 2,080  

아름다운 생명사랑 실습을 마치며...
                                     
                                          - 배정호 -

 특성화 실습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다운 생명사랑에 온지도 3주가 넘었다. 이제 실습 마지막 주가 되어서 지난 3주간을 돌아보며 이 짧은 글을 쓰려고 한다.
 사실 아름다운 생명사랑이라는 이름은 나에게 매우 친숙한 이름이다. 밝누모로서 활동한지 4년째라 예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4주간의 실습동안 아름다운 생명사랑은 나에게 가족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밝누모 활동을 할 때의 나는 방문진료하는 날 와서 다른 분들이 다 준비해놓은 밥상을 그냥 맛있게 먹고 가는 사람이었다. 이 분들이 왜 우리와 연결되었는지, 연결된 뒤 우리가 방문한 후 1달 동안 어떻게 관리되는지, 우리가 얘기했던 것들이 어떻게 해결되는 지는 1달 뒤에 와서 듣는 ‘이야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4주간은 그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는 계기가 되었다.
 아름다운 생명사랑 운영회의, 매주의 방문진료, 병원 동행, 연계단체와의 회의,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모임 세미나들...
 나열하고 나면 얼마 안되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 함께 행동하고 느끼고 고민한 것들은 결코 간단한 것들이 아니었다.

 ‘현실’로 다가온 아름다운 생명사랑에서 느낀 가장 큰 것은 관계였다. 사실 밝누모 방문할 때나 병원에서 실습을 돌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의료종사자라는 늪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의료인으로 환자를 만나고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의료인들만의 착각속에 푹 빠져살았구나라고... 이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누구 혼자만의 힘 아니 어떤 하나의 단체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아니 해결해서는 안되는 일이 너무 많았다. 그 속에서 어떤 직종 하나가 다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착각하는 것은 착각을 넘어 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것이었다. 관계되는 다른 이들과의 소통속에서 나 자신이 아닌 고통받는 그분들을 위해서 서로 얘기하고 나누고 고민하는 것만이 그분들에게 가장 최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병원에 안주해 있었더라면 지금 내가 보고 안타까워 하는 그 의료인이 바로 내가 될 거라는 것을... 이번 실습을 통해서 너무나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사실 다른 많은 배움도 있었지만 내게 가장 인상적인 것이 무엇이었냐고 물어본다면 방금 얘기한 것을 늘어놓지 않을까 한다.
 
 말은 거창하지만 사실 4주간 실습학생이었기에 아니 실습학생에 안주하였기에 내가 해야 했던 것들... 할 수 있었던 것들을 지나쳐버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실수하는 과정속에서 또 내가 발전해 나가고 이번 실습을 계기로 앞으로의 밝누모 활동, 아름다운 생명사랑과의 관계, 그리고 의사로서의 내 모습을 더 깊게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내가 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