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방문] 미아8동 김**님 만나고 왔습니다.
  
 작성자 : belife
작성일 : 2006-09-07     조회 : 2,420  


         화요일 오전, 일찍부터 방문일정이 있는 터라 권동아선생님께 일찍 오라 일렀더니 아예 8시쯤 와서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일찍온 연유는 따로 있긴 했지만...^^)

10시 30분에 박수현(한의사)님도 합류하여 셋이 방문진료를 다녔습니다.

이날 처음으로 만나는 보건소에서도 감당이 안된다며 의뢰한 김**님.
췌장암 말기에 불치병(AIDS)까지 걸린 김**임은 병원입원 권유에도 그저 집에 누워 굶고 계시다합니다.

미아8동 **교회 뒤편으로 작은 쪽문을 열고가니 방문이 보입니다.
1층인데도 방문앞부터 심한 악취가 나기 시작합니다.
4평남짓 방안은 악취와 함께 모기, 바퀴 등이 여기저기 다니고 있습니다.

문앞에 김**님이 온몸이 누렇게 뜬 상태로 누워있고, 또 한 구석엔 할머님이 (김**님 어머님)이 누워계십니다.
오랜동안 병을 앓고 있었지만 가난한 김**님은 항상 병원에 가면 문전박대를 당했다며 병원에 대한 안좋은 기억만 있다 합니다.
또한 어머님이 귀가 어둡고 거동이 어려워 옆에서 지켜드려야 하기에 병원입원은 싫다고 막무가내이십니다.

형제들이 있지만 두 분에 대한 보살핌보다는 주위 사람들 탓만하며 지원을 적극해야한다며 오히려 핀잔만하고 간다합니다.
여기저기에서 식사와 죽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입맛이 없는 김**님이 아무것도 안먹으니 어머님도 안드시고 그저 누워만 지내신다 합니다.

권동아 선생님께서 친찰해보고 한시라도 빨리 병원에 입원하여 안정적으로 계시라고 말씀드렸지만,
여전히 귀를 닫아놓고 듣지 않습니다.
20여분 동안 설득을 하고 꼭 입원을 하시라고 하고, 혼자 가기 어려우면 같이 가겠다하며 연락처를 적어두고 나왔습니다.

여태까지 방문간호사님의 권유에도, 역시 오늘 저희가 가서 말씀드려도 똑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이렇게 집에서 아무것도 안드시고 계시면 한달을 못넘길 같다 합니다.

누렇게 뜬 얼굴에 큰 눈을 꿈뻑이시던 김**님.,.. 그렇게 뒤로하고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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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감사하게도 어제 오후에 보건소 방문간호사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김**님이 입원하고 싶다하여서 지금 입원시키고 오는 길이라고...
아름다운생명이 다녀간뒤로 입원결심을 했다 합니다.
할머님은 동생들과 옆교회에서 더 챙겨드리기로 하였고,
김**님은 병원에 입원하시더니 시설이나 환경등에 만족해하고 계시다합니다.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아무쪼록 병원에서 남은여생을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기도합니다.
종종 찾아뵙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