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방문] 000어르신 만남과 이별이야기
  
 작성자 : belife
작성일 : 2021-10-07     조회 : 243  

번1동어르신.jpg

올해 7월 처음 만난 000어르신(독거, 미혼, 39년생, 기초생활수급). 
000어르신은 5월까지만 해도 폐지수거하며 거동이 가능했는데,
최근 한 달 사이 갑자기 식사도 못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져서
번1동주민센터에서 어르신 건강체크를 위해 의뢰를 해왔습니다.

어르신은 방 한 칸에 별도 화장실과 욕실없이  
현관문을 열자마자 한 평남 짓 시멘트바닥에 
부엌 겸 겨우 세면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방안은 고물상에 아직 처분하지 못한 고철, 옷가지와 고물들로 
어르신이 누울 자리만 빼고 가득 쌓여있어서 
8월 무더위에 선풍기를 놓을 자리가 없어
선풍기조차 틀지 못하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어르신은 한 달 남짓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면서
음료수(우유, 사이다)와 아이스크림(속에서 불이 난다면서)만으로
끼니를 떼우다 보니 기력이 없어서 혼자 거동이 어려웠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급하게 어르신 건강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아름다운생명사랑 협력의원인 서울봄연합의원에서 기본검사를 했습니다.
검삼결과, 폐와 심장에 이상소견이 있고 
가능한 빨리 상급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기를 권유받았습니다. 

지역에 가깝게 한일병원이 있어 급히 호흡기내과 예약을 잡고
외래진료와 검사를 받았는데 폐가 심각한 상황이며
당장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일병원은 코로나로 인해
간호간병통합병동이 코로나환자병동으로 활용하고 있어 
보호자없는 어르신이 입원이 불가능해서  
간호간병통합병동이 있는 병원 응급실로 가서 입원을 하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서울봄연합의원 이충형원장님의 도움으로
서울의료원 돌봄팀이 빨리 연계되어 당일 응급실 통해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8월12일 입원해서 치료를 잘 받고 있었고, 
일주일에 한번씩 서울의료원 병실과 돌봄팀에 통화했을때만해도 
위급한 상황은 없고 잘지내신다고 했는데
9월 21일 병원으로부터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르신 입원하기전까지 병원동행하는 시간동안
어르신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참 고되게 지내셨더라고요.
갑작스런 어르신 돌아가신 소식에
한동안 자꾸 살아오신 이야기들이 생각났었는데
하늘나라에서 평안하시길 기도하며 잘 보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