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방문] [7월 4일] 추 ** 이를 처음 만났습니다.
  
 작성자 : 안나영
작성일 : 2006-07-04     조회 : 2,377  

미아8동 삼양사거리 시장을 지나 골목골목으로 들어가 보니 주택가 사이에 작은 쪽문이 하나 있습니다.
문을 여니 두개의 계단밑으로 바로 주방과 함께 방안이 들여다 보입니다.
한쪽켠에는 시력을 상실하신 여든이 넘으신 할머님이 누워계시고,
그 옆의 작은 이불위엔 가늘디 가는 아이가 한면 다리를 꼬고 누워있습니다.

할머님은 오래전에 시력이 점점 약해지더니 결국 상실하여 앞을 못보시고,
아이는 8살된 여자아이로 8개월만에 태어나 3달이나 인큐베이터안에 있다 퇴원했으나 뇌성마비로 그렇게 누워만 지냅니다.
아이의 엄마는 3년전에 뇌출혈로 쓰러져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일에 실패하여 얼마전 교도소 복역까지하고, 지금은 벌금을 겨우내며 막노동을 하신다고 합니다.

20대의 장성한 오빠들이 있지만 한명은 군생활을, 한명은 지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을 다닌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일이라도 나가면, 하루종일 앞못보는 할머니와 함께 아이는 누구와도 눈한번 맞추지 못하고 온종일 누워지낸다고 합니다.
8살이지만 엄마, 아빠라는 말을 겨우하고,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는 아빠소리만 한다고 합니다.

동사무소 도시락 배달로 할머니와 나눠 식사를 하고,
5월에 *** 동에서 * 동으로 이사온 뒤에는 아직 이웃들의 손길을 전혀 없다고 합니다.

딱딱히 굳은 등과 팔다리, 아무말도 못하는 아이는 그저 누워지내며 먹여주는 밥을 먹습니다.
8년동안 그렇게 지내온 아이, ....

아버지와 상의하여 좀 더 나은 집과 치료시설이 있는 곳을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낯선 사람들이 왔는데 좋아서 방긋웃습니다. 아무 소리 없이 그저 입벌려 웃으며 좋아하는 이아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계속해서 만나고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