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아름다운생명사랑에서의 실습을 마무리 하였네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름다운생명사랑에서의 일도 좀 더 가깝게 볼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저는 계속 만나왔던 어르신을 좀 더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 새로운 어르신과의 만남 및 병원동행
이번 실습 기간 동안 한 어르신과 병원동행을 했습니다. 예전에 장민설 학생이(지금은 누가선생님!!) 아생사에서 실습할 때 어르신과 병원동행을 했던 경험을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어르신께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저도 그러한 기회가 있었으면 했는데, 이번에 그러한 기회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병원동행을 함께하게 된 유OO 어르신은 76세 남자분이시며 혼자 살고 계시고,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계십니다. 당뇨로 좌안은 거의 실명이 되었고, 우안의 경우 당뇨 망막병증으로 레이저 시술을 받으신 적 있으시며, 이번에도 출혈이 심하셨습니다. 수술과 레이져시술을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서 받으셨고, 미아역 부근 수안과에서 치료받던 중 이번 8월 증상 심해져 순천향대학 병원에서 레이저 치료를 받기로 하였습니다.
병원동행 전날 어르신과 미리 만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어르신 댁에는 선풍기가 없었는데, 얼마 전 터지고 고장나서 버리셨다고 합니다. 올 여름 유난히 많이 더웠는데,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ㅠㅠ 어르신께서 (사랑씨 이야기를 많이 하시긴 했지만^^) 다행히 저희들을 낯설어하지 않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야기를 하던 도중 '그냥 빨리 죽고싶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는 참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었습니다. 자제분도 없으시기에 정말 어떤 재미로 사실까 하는 마음이 많이 들었고, 유일한 낙이라고 하시는 '신문읽기' 마져 잘 되지 않아 답답해 보이셨기에 꼭 치료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병원동행 당일, 어르신을 모시고 순천향대 병원으로 갔습니다. 제가 차가 있어서(개인적으로 밝누모와 CMF에서 차로 섬길 때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조금이라도 편하게 모실 수 있어 좋았습니다!! 도착한 순천향대 병원은 구조가 매우 ㅜㅜ 복잡했습니다. 건물이 너무 많고 복잡해서, 안그래도 눈도 안 좋으신데 혼자 오시면 참 어렵고 힘드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눈이 안 보이면 굉장히 불안하실텐데 말이죠.. 병원에서 어르신의 걱정과 달리 검사, 외래가 빠르게 빠르게 진행되어 진료는 금방 마쳤습니다. 하지만 현재 출혈이 너무 심해 레이져 시술은 불가능하고 주사로 출혈 조절한 후 다시 진료받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주사는 수안과에서 받기로 하셨지만, 결국 순천향대병원에 다시 진료 받으러 가셔야 한다는 점이 참 아쉬웠습니다. 병원에 오시며 이제 순천향대는 오늘로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다시 오셔야 한다는 것이, 그 동안 얼마나 더 불편하실까 하는 생각들이 겹치며 정말 많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혼자 움직이시기 힘든 어르신을 아생사에서 계속 만나고, 도움을 드린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했습니다.
- 염O희 어르신 방문
이번 실습기간 동안 2015년 11월부터 뵈어왔던 염영희 어르신을 한 번 더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밝누모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정해진 시간 동안에만 뵐 수 있어서 아쉬웠는데, 이번 실습기간 동안 어르신이 필요한 게 있으면 더 도와드리고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사실 저번주 밝누모 방문 때(8월 13일) 이번주에 내과에 가셔야 한다고 해서 병원동행을 생각하게 되었었습니다. 너무 피곤하다고 하시고, 병원에 가셨을 때 너무 더워서 쓰러질 뻔 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제가 실습 하는 동안 함께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께 연락을 드리자, 더위를 먹어서 계속 설사 하고 계셔서 병원에는 못 갈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상태가 궁금하여 방문은 했습니다. 설사는 약을 먹고 좀 나아지셨고, 알고보니 약은 일주일 정도 더 남아서 다음주에 가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같이 가드리지 못함에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ㅠㅠ 앉아서 어르신과 대화를 나누다가 팔, 어깨 통증으로 팔 거상이 잘 되지 않는 점을 크게 호소하셨습니다. 이번 방문 때는 밝누모를 섬기고 계신 윤동현 누가선생님이 함께 가셨었는데, 이를 보시고 침술을 해주신 후에 정말 다이나믹하게 많이 좋아지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 동시에.. 이 침술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좋겠지만, 윤동현 선생님의 병원이 너무 멀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병원을 가고싶어도 가지 못하시는' 어르신에 대한 이야기를 밝누모에서 많이 들어왔는데, 그 점이 더 절실히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르신과의 대화 중에 다음주중에 임대주택을 신청하신다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나온 임대주택 중 한 곳만 2층이고 나머지는 4-5층이며 엘리베이터가 없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9번 순위이기 때문에 (나온 주택은 7곳) 밀려서 안 될 것 같다고도 하셨습니다. 심지어 순번이 맞아 된다고 해도 계약을 위해서는 대청역(개포동)에 위치한 SH공사까지 가셔야 합니다. 뭐 하나 쉬운 것이 없네요 ㅠㅠ 염O희 어르신은 거동이라도 가능하지만 더 나이 드신, 거동이 더 불편한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아생사와 같은 기관의 도움이 없다면 아예 생각도 못 해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불편했습니다.
정말 짧게 쓰려고 했는데 정말 많이 길어지네요...ㅎㅎ (의진아 너도 화이팅)
이번 실습을 통해서 원래 만나뵈었던 어르신, 그리고 새로운 어르신을 찾아뵈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던 감사했습니다. 2년째 밝누모를 통해 어르신을 찾아뵈면서 어르신들의 삶에서 불편한 부분들을 조금씩 느껴왔는데, 이번 실습(생명사랑의료캠프 포함)을 통해 좀 더 가까이서 절실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아!! 제가 항상 마음 속에 새기고 있는 로마서 12장 6절이 생각납니다.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 (롬 12:6)'
제가 의료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의료인이기 이전에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이 그분들을 위해 내가 하기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답은 찾지 못하였고, 앞으로도 찾아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