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 강북구 사랑 여섯번째 이야기
  
 작성자 : 김하미
작성일 : 2005-10-20     조회 : 3,077  

어제는 오할머니와 수유5동에 운영하는 노인의 집을 보러 가는 날이였습니다. 저번 달 밝누모와 함께 발굴한 오할머니이십니다. 그때,  할머니의 주거 환경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우리의 수퍼우먼  나영언니는 이곳 저곳 알아 보아 할머니가 계실 수있을 이곳을 발견했답니다. 할머니께 약속은 잊지 않으셨는지 알아 보려고 연락을 드렸는데, 누군가와 지내신 경험이 없으셔서 함께 지내실 이 곳에 긍정적이지 않으셨던 할머니는 전과 다르게 오늘 당장이라도 들어 갈 수 있는지를 물어 보셨습니다. 이유는 집에 화제가 낫다고 하십니다.
그때까지도 얼마나 큰 화제가 낫기에 그러실까 하면서 대수롭게 생각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함께 가서 집을 보자고 했습니다. 원래 참 고우신 할머니는 고운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근데, 새까만 손을 보고 바삐 일하다 오셨나 보다 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집을 치우느라 그랬다 하십니다. 그때까지도 그랬거니 했습니다. 원래 할머니들은 작은 일에도 큰 일이 난양 말씀하시니 조금 화제가 낫나 싶었습니다.
우선 노인의 집은 기대 이상으로 깨끗했고 함께 하시는 할머니들도 쾌활해 보였습니다. 아직도 누군가와 함께 거주한다는게 꺼려지시는 오할머니도 함께 지내실 할머니들이 좋아 보인다 하십니다.  물론, 혼자 지내신 세월이 많은데 잘 모르는 사람과 한 공간을 공유해야 하는 불편한 그 마음 또한 이해되더라구요. 나영언니와 전 할머니를 모셔다 드리면서 어떤 상황인지를 보기 위해 가 보았습니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더군요. 일요일 새벽 4시쯤 세콤 화제 경보 소리에 놀라 깬 할머니는 경비실에 전화했더니 불이 났다고 얼른 나오라는 말을 들었댑니다. 3층에서 맨발로 바삐 뛰어 나온 할머니는 두꺼운 상가 현관 유리문이 깨지질 않아 혼났다며 정말 큰일 날 뻔 했다 합니다. 화제는 상가 옆에 있던 가건물안에 있던 냉장고 과열로 인해 났고 1층은 다 타버렸고 2층은 그을림으로 새까맣게 뒤 덥혀 안에 있던 모든 물건들은 결코 사용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할머니의 손이 왜 까만지 그리고 왜 떨림이 멈추지 않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상황에 계신 할머니를 적절한 때에 만나게 하셔서 함께 할 수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미아2동과 우리가 알아가야 할 수유1동 대상자 관리를 서둘러야 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한분 한분을 알아간다는게 결코 쉽지만은 않은거 같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황할아버님과 고대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방문에 저번 검사 결과에 대해 듣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할아버지가 어딘지 모르게 산뜻해 보이십니다. 이발을 하셨나 했더니 면도를 하셨더랩니다. 기분도 좋아 보이시고 몸도 좋아 보이십니다. 할아버지 말씀이 감기가 나아서라 하십니다. 할아버지와 나들이를 가는냥 병원엘 갔습니다. 이번에도 김신곤 선생님은 할아버지의 진료를 위해 준비해 주시고 할아버지의 검사 결과 및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실지에 대해 세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선생님의 특별한 배려에 참 감사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할아버지의 흉부내과 결과는 우리가 예상한 것과 다르게 양호한 상태였습니다.  할아버지가 계속 염려하시고 계시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그리고 통증에 대한 호소 및 기존 병원 정형외과에서 예약된 골밀도 검사에 대해 김신권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할아버지께서 골밀도 검사 또한 받게 준비해 주셨습니다.  김신곤 선생님은 골밀도 검사 또한 양호한 상태이고 기력이 약하셔서 그러하신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검사의 결과로 할아버지가 안심하셔서 기쁘고 특별히 큰 문제가 없으셔서 다행이였습니다. 그리고, 기력 회복을 위해 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권해 드렸답니다. 

참, 할아버지와 듣던 도중 이 분들의 즐거움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늘 말씀하시는걸 들어보면 수십년에 걸쳐 나오는 스토리들, 하나의 에피소드도 빼지않고 나오는 걱정 근심 불평 불만등등을 들으며 이분들의 즐거움은 어디에 있을까? 한번도 즐거웠던 때가 없었나?  이분들이 먹고 싶고 생활하고 싶은 마음들을 어디서 불러 일으킬 수 있을까? 어두운 과거는 잠시 잊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다면?등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빈곤하지 않은 시대에 가장 빈곤해 보이는 우리들의 세대가 참 안타깝습니다.

좋은 날씨가 안타까워 할아버지께 쇼핑을 가자 했더랩니다. 할아버지는 수급 받는 날이라고 절 데리고 은행에 갔습니다. 눈이 잘 안보이신 할아버지는 제게 32만원이 들어있는 통장에 32만원을 찾아 달랩니다. 마트에 가서 반찬거리와 국거리를 사다 나오는 도중 할아버지 친구를 만났습니다. 할아버지는 절 데리고 친 손녀를 자랑하듯 이웃할아버지께 자랑하십니다. 이렇게 밝아 보이는 할아버지 얼굴을 뵌적이 없었던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