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 강북구 사랑이야기 세번째 시간
  
 작성자 : 김하미
작성일 : 2005-10-14     조회 : 3,054  

어제는 나영언니와 함께 방문하는 날이였습니다.

먼저 장 할아버지는 김신곤 선생님의 도움으로 고려 병원에서 무사히 진료 및 검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바빠 보이셨는데도 김신곤 선생님은 직접 내려 오셔서 등록 및 진료과정을 함께 지켜 봐 주셨습니다.

할아버지는 엑스레이, 혈액, 심전도, 폐기능 검사를 받으셨는데요. 검사를 받으러 이동하시는 동안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러는 중에도 우리에게 실례가 될까 아무 말씀 안하시는데 땀을 닦고 몸을 잘 가누시지 못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점심을 드셨다는게 식빵 몇조각과 과자들이였습니다. 혈당치가 불규칙한 이유를 잘 알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 할아버지의 혈당치가 궁금해 병원 이곳 저곳에 가서 혈당체크 하는 기계(glucometer)가 있는지를 물어 봤지만 다들 엉뚱한 얘기 내지 검사증을 끊어 오라는 겁니다. 나중에 로비에 있는 간호사 유니폼을 입으신 분께 사정을 이야기하고 여쭤보니 무진장 친절하게 도와주시더라구요. 잠시동안 의료교육 절실한 필요 및 응급의료 용품 일반화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준비성 없음도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직막 폐기능 검사 하실때에는 검사자가 보호자들은 나가 있으라 하셨는데 잠시 후 나오셔서 할아버지가 넘무 힘들어 하셔서 도움이 필요하다 하셨습니다. 폐기능 검사는 폐활량을 알아 보는 검사로서 숨을 고르게 불규칙하게 힘차게 내지 빨리 등등 불규칙한 호흡 양상을 요구하는 검사인데 할아버지께서는 검사자의 요구에 따라 호흡을 하시는게 너무 힘드셔서 자꾸만 의자에서 떨어지려 하시는 거였습니다. 검사자님은 다른 병원에서 환자 상태가 이러면 절대 검사 해주지 않는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할아버지도 그 말씀에서인지 힘드셔 보이신거 같지만 더욱 더 열심히 검사에 임하시는거 같더라구요. 다행히 검사는 한번에 이루어 졌고 할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걷는거 조차 힘들어 하셨는데도 불구 하고 자꾸 고맙다 하며 엉덩이 걸음으로 나와 배웅해 주셨습니다.

생각보다 길어진 병원 시간에 저희는 화요일 방문을 계획했던 다른 가정들은 방문 할 수 없었고 우선 그 근처의 김할아버지와 황 할머니댁에 가보았습니다.
김할아버지 댁은 첫 방문 이였습니다. 저번에 뵐때는 진영이와 두호오빠가 방문했을때 지나치며 인사들렸는데 그때 모습은 밝고 건강하신 분이구나라고 생각 했는데 이번에는 전혀 달라 보이시더라구요. 할아버지는 캄캄하고 담배냄새로 자욱한 곳에 누워 한귀텅이에 있는 티비를 보고 계셨습니다. 반갑게 맞이 하시는 할아버지께는 꼭 놀아드리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시간 사정상 그렇게 못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섭섭해 하시는 모습이 영력했습니다. 잠깐 얘길 나누다가 나오려 하는데 무지 죄송한 마음이였습니다. 우리들의 짧은 방문 시간동안의 전등은 잠시 켜졌다 꺼졌고 할아버지는 갈때 문 꼭 닫고 가 하시는데 깜깜한 작은 공간에 공간에 혼자 남겨져 있는 할아버지를 생각하니 시큰하네요.. 
 
캄캄한 황 할머니 댁에 문을 열고 할머니를 여러차례 부르자 아무도 살지 않을 것 같은 빈집에서 반가워 하시는 황할머니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할머니는 저희를 맞아 주셨고 오히려 배고파하는 저희를 염려하며 과일을 내 주셨습니다. 할머니는 저번보다 눈 주위도 쾡하고 창백해 보이셨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할머니는 누워서 고개를 돌리실때 조차 어지럽다 하십니다.
식사를 어떻게 하시냐고 여쭤 봤더니 점심은 구세군에서 오고 저녁은 직접 해 드시는데 고기는 소화시키지 못해 고기를 못드시고 다른 단백질군 식품들을 물어 봤더니 입에 맞지 않아 못드신다 하십니다. 말씀을 들어 보니 라면 내지 멀건 흰쌀죽에 설탕물 넣어 드시는게 할머니 일상이신거 같아 보이십니다. 식이 개선이 필요한데 할머니 스스로 해 내 실지 정말 의문입니다. 저희는 할머니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듣고 함께 경과를 지켜보자 생각했습니다.


어제는 제 개인적으로 참 힘들었던 날이였던거 같습니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병원에서의 느꼈던 절대 벗겨지지 않을것 같은 잘못된 상황과 그 상황을 탈피하고자 함께 하고 있지만 절대적 무기력함에 졎어버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외소한 제게는 큰 거인처럼 다가왔습니다.

참, 그런데 할머니 할아버지의 기력회복은 어떻게 시켜야 할까요? 이 말도 안되는 영양관리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