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 2004.11.15 20041103 강 할머니, 김 할아버지 - 박영수
  
 작성자 : 김하미
작성일 : 2005-10-12     조회 : 1,072  


강 할머니, 조카


할머니 댁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음식들이 지저분해 보입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식사를 하시려고 준비한 식기도구를 씻는 통이나 음식들도 위생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할머니 댁에 간병인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 댁의 위생을 전반적으로 돌봐주실 분이 있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습니다

할머니 다리 펴드리고 어깨 주물러 드리면 좋아하십니다 안마라고 배운 것도 없지만 그냥 여기 저기 주물러 드리면 좋아하십니다

할머니가 이제 조카의 아버지가 회사를 2일에 한번씩 가면서 돌봐주실 수 있다고 하셔서, 국립재활원에 입원하겠다고 하십니다

할머니가 국립재활원에서 입원해 계시면 거동하는게 많이 나아지겠지만, 꽃동네에 조카와 같이 가셔서 좀 더 사려깊은 돌봄을 받으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눈이 더 안보이신다고 합니다. 백내장수술을 받으셔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할머니의 눈에 지저분하게 낀 눈꼽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일어서려는 데 할머니가 호박고구마를 쪄서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강 할아버지



병원에 가시기에 난처한 상황인데도 자꾸 가려고 하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통증이 있으신 것은 이해가 가지만 겨울을 나시려하는지 자꾸 입원을 고집하셔서 답답합니다

우리가 특별히 더 해드릴 것도 없는 분인데...

권동아 선생님이 나중에 실습을 돌면 응급실에서 이런 분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김 할아버지



감기에 걸리셔서 이불을 덮고 누워계셨습니다

할아버지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문진영 자매가 준비해온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자매들과 사진을 찍어 드렸습니다 바로 현상되어 나온 사진을 보며 기뻐하시며 프린트를 누가 주면 복사해서 너도 갖고 나도 갖고 하자고 하셨습니다

오늘은 아마도 독감주사를 맞으셨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 주 중에 국립재활원에 이범석 선생님을 뵈러 가실 겁니다

할아버지는 잘 돌봐주시는 간병인이 계시고 거동도 하셔서 마음 편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일주일 사이 새로 지으신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며 쓴 시를 읽으셨습니다 늘 부모님께 해드리는 것 없이 전화만 받고 있는 제 자신이 후회할 날이 올 것 같아서 마음에 여운이 남았습니다

다음 달에 찾아뵐 때는 플로피 디스크를 가져다가 할아버지 컴퓨터에 있는 시를 모두 저장해가서 할아버지에게 책으로 만들어 선물해 드려야 겠습니다



만날 때마다 제 자신의 차가운 마음에 좌절하며 사랑 없음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너무도 식어버린 열정으로 한 분 한 분 깊이 기도하지 못하고 해드리는 것 없이 잊고 살다가 한 달에 한 번씩만 허둥지둥 만나서 죄송스럽습니다

그래도 만나기만 해도 반가워하시는 그분들이 계셔서 또 만나러 가게 되고 기쁨이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