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 2004.09.20 뒤늦은 후기...강, 김, 강님 - 김은수
  
 작성자 : 김하미
작성일 : 2005-10-12     조회 : 1,324  


9/11 12시에 후기를 써야 그날이 마감되는거였는데...9/20에 쓰고 있네요.

물론 핑계지만...병원일이 정신이 없네요^^



저희 조는 새 가정 3집을 방문했습니다.

전에 영수가 각 집의 위치와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를 성실히 잘 써주어서요...

저는 재활의학과 의사로서 덧붙일 이야기들을 주로 남길까 합니다.



첫번째 방문한 강 할머니는 72세이시고 초등학교 중퇴, 무직으로 결혼할 시기를 놓쳐

평생 혼자 사시다가 정신지체 1급인 조카손자를 데려다 키우며 힘들게 살아오신 분이십니다.

5년전 오토바이에 치인후 허리가 아팠지만 마비가 있거나 병원치료를 오래 받을 정도는 아니셨구요. 그후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지내시다가 2년전 집도 고장나고 상황이 여러모로 안좋으면서 홧병에 허리 통증이 심해져 푸른마을 교회 근처인 신일병원에 3개월간 입원하셨답니다. 그런데 그 병원에서 의료 보호 1종에 별달리 치료할 방도가 없어 계속 수액주사치료만 한것 같아요. 신일병원 퇴원후 마리아의 집이라는 요양원에서 3년 반동안 지내시면서 sedentary life style(활동적이지 않은 생활-건강유지에 치명적으로 나쁨)을 지속하셨죠. 현재는 양쪽 다리 모든 근육과 관절주위조직이 마르고 뻣뻣하게 굳어서 똑바로 앉지도 서지도 못하시고 허리는 거의 90도로 구부러져서 몇발짝 걸으면 앞으로 고꾸러질듯하고 뒷목, 허리 통증도 너무 심하십니다. 게다가 할머니 집 밖 시멘트 계단이 매우 위험하고 불안하게 생겨서 할머니 능력으론 도저히 내려올 수가 없어요. 그래서 복지관에서 목욕서비스 나가서는 할머니를 업거나 안아서 집밖으로 모시고 나온답니다.

검사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골다공증이 무지하게 심하실거고, 약간만 세게 힘을 가해도 뼈가 부러질 염려가 많습니다. 심장, 폐도 기능이 많이 저하되었을거구 내과적인 문제도 여러가지 발견될 수도 있을거 같아요.

지금 생각으로는 국립재활병원 노인 병동에 입원하셔서 기본적인 검사를 받아 문제점들을 정리하고, 아주 gentle하게 물리치료를 시도해서 굳은 근육들, 관절들을 풀어드리면 자세도 좋아지고 통증도 좋아지시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그런데 4년에 걸쳐서 deconditioning 된 몸을 원상태로 회복시키려면 두배의 시간이 걸린다고 책에 나와요.

저희 병원에 2달 입원해서 큰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겠지만 일단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겠다는 생각에 저희 병원 과장님께 입원을 상의드려볼 예정입니다.



두번째 방문한 김 할아버지는 66세 시고, 가족사항이 불확실한데 복지관에서 처음 방문조사할때 28세때 부인께서 돌아가셔서 혼자사신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저희가 가서 얘길들어보니 할머니께서 작년3월에 돌아가셨다네요. 몇번 더 찾아뵈면 확인이 되겠지요.

할아버진 자신의 병명을 모르고 계셨지만, 제가 진찰해본 결과 89년도 넘어질때 경수 손상을 받으신것 같고 현재는 불완전 사지마비 상태이셨습니다. (C2/C5, ASIA-C)복부경직도 심하시고 신경인성 방광, 장, 신경성 통증 등 전형적인 관리 안된 척수손상장애인의 증세를 보이셨어요. 그렇게 설명해드렸더니 그제서야 국립재활병원에 99년도에 입원한 적있다시네요. 그후 병원 모시고 다닐 분이 없어서 그냥 약 안드시고 집에서 고생하셨다고.... 할아버지는 저희 병원 외래에서 평가받고 단기 입원하셔서 몇가지 검사받고 약을 다시 드시면 지금보다 훨씬 몸이 편안해 지실거 같아요. 복지관에서 차량이랑 자원봉사자 연결되는대로 외래로 모시고 오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강 할아버지는 역시 66세시고 좁지만 그래두 깔끔한 방에서 혼자 생활하시는 뇌졸중 장애인이시고요...국립재활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이후에도 매달 외래에서 진찰받고 투약 받으시는 분으로 크게 의료적인 문제는 없으셨습니다. 치질과, 이전에 위출혈이 있었던게 할아버지의 chief compaint였는데, 이미 올 1월에 barium enema받으시고 별문제 없다고 들으셨고요. 권동아 선생님께서 복부진찰하시고 할아버지께 괜찮다고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자녀들이 다 사정이 어려워서 혼자사시는 할아버지시고 여러가지 건강 염려 증세를 보이셨지만 매달 방문해서 의료적인 문제를 해결해 드릴 정도는 아닌것으로 판단되어 일단 매달 방문하는 대상에서는 제외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은 병원에 환자분을 모시고 올 분이 없어서 김영진 목사님께서 직접 많이 하셨는데요...점점 숫자가 늘어나고 복지관과 연계하는 체계를 잘 만들어 보고자 위의 두 어르신은 복지관에서 외래방문을 돕고 제가 진행상황을 check하는걸루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주에 일단 동네병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받은 다음 저희 병원 외래를 방문하실 예정입니다.

진료가 진행되는대로 덧글로 올리겠습니다.